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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신문] “韓 식량안보 ‘취약’…자급 능력 키워야”

기사
작성일
2020-09-01 10:57
조회
28
기사보기 [함규원 기자]



농협미래경영연구소 보고서

곡물자급률 OECD 최하위권 美 등 특정국 수입 의존 심각

해외 비상 조달 시스템도 부실

기초 곡물 생산·비축 늘리고 생산목표 수립·수입선 다변화

노지농업 스마트화 추진 시급

기상이변이 잦아지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세계 식량위기 발생 가능성에 대한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이에 식량자급률 목표치를 법제화하고, 농업부문 노동력 부족에 대응해 스마트화를 적극 추진하는 등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농협미래경영연구소는 최근 발간한 ‘코로나19발(發) 글로벌 식량위기 우려와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는 곡물자급률이 30% 미만인 ‘세계 5대 식량수입국’이자 식량위기에 아주 취약한 곡물 수입구조를 가지고 있다”며 “안보적 차원에서 식량문제에 접근하지 않으면 앞으로 큰 위협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내 식량안보 현주소는 열악하기 짝이 없다. 우리나라는 연간 1600만t 이상을 외국으로부터 사들이는 세계 5대 식량수입국이다. 연간 쌀 생산량(약 400만t)보다 4배나 많은 물량이다.

우리나라의 곡물자급률은 최근 4개년(2015~2018년) 평균 23%에 그쳤다. 100%를 웃도는 세계 평균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하위권이다. 더 큰 문제는 식량 수입을 미국·호주·브라질 등 특정 국가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다. 비상시 필수 곡물을 해외로부터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는 시스템도 사실상 없는 실정이다.

최영운 농협미래경영연구소 부연구위원은 1980년대 곡물 파동을 언급하며 식량위기가 남의 나라 얘기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최 부연구위원은 “우리나라도 1980년 극심한 냉해로 쌀 생산량이 급감하면서 미국·일본 등에서 쌀 220만t을 고가에 수입해 겨우 국내 수급을 맞춘 적이 있다”면서 “국내 생산 부진에 대한 대가를 톡톡히 치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는 곡물 수입 의존도가 매우 높아서 식량위기가 발생하면 경제력이 충분해도 식량을 확보하지 못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농협미래경영연구소는 자급률이 낮은 기초 곡물에 대한 국내 생산을 확대하고, 비축물량을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밀·콩·옥수수 등 주요 곡물에 대한 안정적인 생산과 판로보장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봤다. 현행법에 따르면 공공비축 대상은 쌀·밀·콩·옥수수 등으로 주요 곡물까지 포함하고 있지만, 쌀을 제외하면 정부 비축은 미흡한 게 현실이다. 이에 농협미래경영연구소는 식량자급률 목표치를 법제화하고, 품목별 생산목표를 수립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수입선 다변화도 필요하다고 봤다. 싱가포르의 사례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2010~2011년 곡물 파동 당시 밀 수입이 러시아에 편중됐던 중동 국가들은 식량을 확보하지 못해 정치·사회적 불안에 노출됐으나 싱가포르는 탄력적인 농식품 수입 전략으로 위기를 헤쳐나갔다. 필요 식량의 90%가량을 수입하면서도 170여개 국가로 수입선을 다변화한 덕분이었다. 경제분석 기관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이 발표한 ‘2019 세계식량안보지수(GFSI) 순위’에서도 싱가포르는 총점 87.4점(100점 만점)으로 조사 대상 113개국 중 1위를 차지했다. 우리나라는 73.6점으로 29위에 그쳤다(오른쪽 그래프 참조).

농협미래경영연구소는 노지농업의 스마트화도 적극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노동력의 이동이 제한되면서 국내 농업부문 고용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특히 노지농업은 파종과 수확 시 많은 노동력을 필요로 하는 탓에 비상이 걸렸다. 이에 노동력문제를 해결할 대안으로 노지농업부문의 스마트기술 개발·보급이 시급하다고 봤다. 이밖에 농식품바우처사업을 확대하는 등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도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함규원 기자 one@nongmin.com